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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의 소명(召命)"

​​ㄴ ​서소문 성지 역사박물관 주관적 답사기

성당 1.png
소명(召命)
:
​사람이 신의 일을 하도록 신의 부름을 받음

장소의 소명을 이해하는 것. 본래 하늘이 땅에게 내린 본분, 그리고 의무를 이해하는 것. 그것이 내가 장소를 마주할 때 행해야 하는 태도였다. 그동안 도시는 무분별하게 확장되고 무장소성이 땅을 검게 물들이고 있었다.

장소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특성들을 전부 무시하는 건축이 들어서면 장소는 그것이 발현해야하는 빛을 발산하지 못한다. 그렇게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진 장소는 그 그림자가 너무 짙어, 사람들 머리속 한켠에 남아있지 못하고 장소는 그 자체의 의미를 잃게된다. 하지만 땅 위에 건축이 알맞게 놓이면 건축은 여러 속성들을 한데 모으고 메세지로 담아 인간에게 전달한다. 
내가 해야만 하는 것은 그것을 읽어내고 이해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소문 역사박물관을 소개하고자한다.

Consolation Hall_edited.jpg

서소문성지 
역사 박물관

목적 : 문화 및 집회시설(박물관)

위치 : 서울 중구,  의주로 2, 16-4

Design : 우준승,  이규상, 윤승현

과거 자료 1.png
​"갇혀 있던 땅, 서소문 밖 네거리"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이 장소는 조선시대 처형장이자 천주교 박해가 일어난 성지다.

권력의 폭력성과 시대적 편협성에 반하는 항거의 장소임에도 역사성을 내포한 장소적 가치를 간과한 채 방치되어 있던 ‘갇혀 있던 장소’였다.

 그렇게 인고의 시간이 흘러 세상 밖으로 빛을 발할 기회가 생기게된다.
바로 “서소문 역사박물관”이 위치하게 된 것이다.

 

경사로 2.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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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뇌하는 사람들 1.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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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엔 평화, 지하엔 추모”

주변 고층건물과 대비되는 “서소문 역사박물관”은 넓은 대지에 낮게 깔려있다. 덕분에 건물에는 어떤 욕심이나 욕구가 상당 부분 절제되어 보이고 건물 본연의 기능에 집중할 수 있었다.

지상엔 휴식을 위한 공원이, 지하에는 추모를 위한 박물관이 위치해있는게 독특하다. 이는 땅 위에서 벌어진 상처와 기념은 그 땅 아래로 스며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 건물의 가장 큰 핵심은 ‘땅 위와 땅 아래’, 즉 지상과 지하의 관계였다.
윤승현 건축가에 따르면 “대지의 위와 아래는 하나로 결속되어야한다”면서 “지상의 역사성을 담은 공원과 그에 기반한 지하 역사박물관은 불가분의 관계인 것이고, 그들간의 관계를 연결할때 시간의 흐름이 공간의 흐름으로 전환되는 것을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건물 내부의 이동은 대부분 계단이 아닌 ‘경사로’다. 천천히 지하 깊은 곳으로 내려가기 위해.

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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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소문 역사공원

서울에서 가장 슬픈 문, 서소문이라는 장소의 '역사성'을 담은 공원이다.

​주변건물은 국제주의 양식의 고층건물이 대다수인 반면 서소문 역사공원은 차분하고 낮게 깔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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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경사로

서소문 역사공원과 빛의 광장을 연결하는 첫번째 경사로.

경사로의 좌측은 벽돌, 우측은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하였다.

우측 노출콘크리트_edited.jpg
​우측 노출 콘크리트

노출콘크리트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는 다른,

세로줄이 특징인 노출콘크리트.

 일반적인 거푸집이면 만들 수 없는 무늬라 추후 조사해보니 일반 거푸집이 아닌 토목용 거푸집을 사용하고 나중에 그라인더로 갈아내서 세로줄을 만들었다고한다.

 경사로를 통해 내려갈수록 세로줄의 길이는 길어진다.

깊어진다.

​이 세로줄은 지상과 지하의 존재를 연결하는 장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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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빛의 광장

 첫번째 광장, 빛의 광장은 이름 그대로 빛이 가장 잘들어오는 위치에 놓여있다. 

​ 박물관에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광장이기에 박물관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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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채플 공간

성인(成人) 정하상을 기념하는 경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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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경사로

콘솔레이션 홀에 진입하기 위한 경사로

위축되는 느낌이 극대화되는 공간이었다.

지하에 오랜기간 머물러 있다보니 빛이 그리워진다. 

​이내 희미한 빛을 따라 문을 나서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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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하늘 광장

문을 나서면 천장이 뻥 뚫려 하늘을 품은 광장이 나타난다. 압도적인 스케일에 저절로 고개를 들어 바라보게된다.

처형직전 그들이 보았을 그 푸른 하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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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고개를 내리면 바닥을 둘로 나누는 ‘빛의 채널(Channel)’을 만나게된다. 채널 옆에는 순교자들을 의미하는 목재 오브제들이 있다. 오브제, 채널, 그리고 나와의 관계를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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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을 따라 걸으면 빛의 시발점, 콘솔레이션 홀에 다다른다. 비로소 이해하게 된다.
빛은 절대적 존재를 의미하는 듯 수직으로 내려왔고 인간이 사는 땅에 다다르자 수평적으로 채널을 따라 흘러간 것이었다.
그들의 아픔을 위로해주기 위해.

​#5 콘솔레이션 홀

위에서부터 수직적으로 내려오는 빛

​그리고 수평적으로 흐르는 빛이 특징인 공간

드로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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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잉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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